평등 편향의 개념
심리학에서의 평등 편향에 대해 좀 더 자세하고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단어 그대로 '평등 편향'이란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특정한 주제에 대한 개개인의 수준 차이에도 누구에게나 공정한 시간과 배려 깊은 관심을 할애하려는 성향이 있다는 걸 잘 알려주는 개념입니다. 우리는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다양한 유형의 대화들과 때로는 사회 이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사람들 개개인의 성격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직장 동료일 수도 있고, 친한 친구들일 수도 있고, 공원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때로는 가족 관계인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런 자리에는 서로 어색한 사이의 사람이나 처음 보는 사람들이 함께할 때도 있습니다. 이야기가 좀 흘러가다 보면 개인의 성향이나 다양한 수준이 드러날 텐데, 토론 대회가 아닌 만큼 인간관계를 막론하고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반대되는 의견을 삼가거나 신중히 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스스로 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주제를 막론하고 많이 아는 사람보다 말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말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 말 많은 사람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주장만 한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때로는 다수의 사람에게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주제에 대해 정말 잘 아는 사람은 마음속으로 '저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야.'라며 비웃을 수 있지만 그 생각을 굳이 밖으로 드러내진 않습니다. 그저 가벼운 모임일 뿐인데 그 자리에서 혼자 정색하고 나서는 게 오히려 점잖지 못하다고 사람들이 안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연구하며 '평등 편향 equality bias'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심리학자들은 이런 '평등 편향'이 집단의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자신의 주장을 더욱 옹호하려는 경향이 있고, 반면 더 실력 좋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주장이 일부 다르거나 완전히 틀렸을지라도 그 의견을 존중해주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틀리거나 잘 모르는 것처럼 보이지 않음으로써 존중받기를 원했으며, 실력이 더 좋은 사람들은 자신이 항상 옳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소외시키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나와 의견이 같거나 다르거나 크게 의심하지 않은 채 뜻을 함께하며 사회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서로의 의견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과 이성적인 사고가 필요하며 공정과 배려의 마음이 하나 된다면 더 유연한 상호관계가 형성될 것이며 더 나아가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모임에서는 서로의 의견을 사려 깊게 청취하며 더욱 좋은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평등 편향과 집단 사고
가벼운 사교 모임이 아니고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자리라면 사람들이 좀 더 적극적인 의견을 표출하지 않을까 싶겠지만 사교 모임에서 작동했던 '존중받고 싶은 욕구'와 '누군가를 소외시키고 싶지 않은 배려'의 버릇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똑같이 작동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평등 편향'과 비슷한 현상인 '집단 사고 groupthink'와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집단사고'는 결속력이 매우 강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어떤 중요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때 모두 한뜻을 이루는 만장일치를 이루려고 하는 사고의 경향인데, 집단 내의 좋은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강한 욕망이 주요 원인입니다. 때로는 이 집단 사고가 한 집단 전체의 이성을 무너뜨릴 수도 있으며, 분위기가 무거워지고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 자체가 두렵고 집단에서 퇴출당할까 염려되어 선뜻 의견을 표출하지 못하고 만장일치에 뜻을 모으기도 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의견이 묵살될 수도 있고, 올바른 의견이 취합될 수 없는 것은 물론 다음에는 개인적인 의견을 내세울 때 집단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길 수도 있어서 더욱 만장일치에 뜻을 함께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칫 집단에 단순히 표하나를 위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좀 더 현명하고 유연한 사고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단 구성의 다양성
평등 편향은 그동안 '집단 사고'를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나왔던 '집단 구성의 다양성'에 대해 부분적인 수정을 요구합니다.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은 '만장일치'가 쉽게 이루어질 가능성을 강하게 만드는 연고주의와 하나의 극단적 집단이 만들어지는 것을 배척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아가서는 다른 시각을 제시할 수 있는 조금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왜냐면 여러 뜻이 모여 더욱 좋은 결론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등 편향'에서는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능력에 있어서 아주 심한 차이가 있는 사람들로 집단을 구성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답을 내렸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는 어떤 안건에 대해 많이 알고 있거나 조금 알고 있거나 자신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아는 척을 하는 경향을 극대화함으로써 '평등 편향’의 전성시대가 되었습니다. 일부 '인정 투쟁'이 격화되면서 "우리는 마치 우리가 굉장히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인 척 연기를 하는 것에 가까운 상태에 도달"한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정작 해야 할 때 하지 못한 지식인의 책임이 있지만, 언제까지 개인적 오류마저 사회적 풍토의 책임으로 돌려야 하는가 하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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